길에서 시를 줍다--03/20
3.오늘 나는 아름다운 서람을 만나고 싶다
오늘 나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소 싶다.
내 안에 넘치도록 가득 찬 너.
네가 있으므로 나는 너무나도 행복하다.
내가 네 안에서 모조리 부서지고
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구나.
매우 짧은 만남도 기쁨이 된다면,
시간을 넘어서 이어지는 끝없는 만남은
그 시쁨이 얼마나 클 것인가?
오늘 나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.
만나도 돌아서도 언제나 다시 만나고 싶은너.
4.오직 한 사람
길고 푸른 줄 넝쿨처럼 몸에 두르고
흰 꽃발을 지나 천 리를 가면서도
네 그리움에 울었다.
오직 한 사람.
저 멀리 너에게 가서 닿는 것이라면
찬 마루 위에 소리 없이 눕는 달빛마저도
눈물겨웠다.
눈앞이 안 보이는 거친 눈보라,
벗은 나무 끝에서도 네 이름을 불렀다.
산그늘 짙은 깊고 가파른 곳.
아무도 없이 나 혼자 바람에 흔들리며
네 그리움에 울었다.
오직 한 사람.
5.네가 나를 떠난 지 오래이지만
네가 나를 떠난 지 무척 오래이지만
나는 너의 그림자 하나 지울 수 없다.
별처럼 많은 날들이 가고 또 가도
너와 나의 시간들이 멈추어 있는 것일까?
차라리 낮이라면 잊을 만하지.
밤이 되면 눈앞에 떠오르는 네 모습이
오히려 또렷하니,
네가 아무리 멀리 떠나 있다고 하여도
나는 네 눈빛 하나 지울 수 없다.
내 가슴의 밑에 고인 너의 눈물
한 방울도 지울 수 없다.
네가 나를 떠난 지 무척 오래이지만.
양서우 시화집

Sealed (Jul 14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