길에서 시를 줍다--03/16
제1부
사랑이 나에게 오다
1..꽃을 보면
꽃 앞에서는 오랜 외로움도 잊는다.
아무도 없이 혼자서 끝없는 사막을 가다가도
꽃을 보면 온갖 두려움이 사라진다.
길 위에 쓸쓸히 누운 마른 잎들 너머
곱게 핀 노란 가을꽃 한 송이가
슬픔을 기쁨으로 바꾸고,
때로는 몸을 부려 쓰러진 사람을 살린다.
더욱이 이슬을 머금은 붉고 흰 꽃잎 사이에서는
누구나 눈을 감아도 알 수 있다.
깊고 애틋한 사랑은 어디에서 오는가를.
2..산그림자 저절로 일그러지는 것도
저 강물이 잔물결로 쉼 없이 흐르는 것도
나와 같이 너를 한순간도 잊지 못하는 까닭이리.
물안에 스치는 연초록 긴 둑길,
여린 풀잎들이 저마다 뒤척이며 두런거리는 것도
나와 같이 너를 몹시 그리워하는 까닭이리.
희고 붉은 꽃잎들은 어찌하여 여기저기
흐드러지게 피는 것이냐
저 꽃잎들이 소리 없이 피었다가 지는 것도
나와 같이 너를 사슴 깊이 사랑하는 까닭이리.
저 가물에 산 그림자 저절로 일그러지는 것도
나와 같이 너의 모습 머리카락 하나도 지우지
못하는 까닭이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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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ealed (Jul 14)